2021년 돌아보기

작년부터 매년 회고를 작성하기로 마음먹은 이후로 어느덧 2번째 회고를 쓸 날이 와버렸다.
작년 12월에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 회사로 이직해 적응하기까지 여러 일들이 있었다.
작년이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가 많았다면 올해는 정신적으로 힘든 한 해였던것 같다.



2021년 나에게 있었던 일들

  1. 이직 준비의 장기화
  2. 새로운 회사로 이직
  3. 글쓰기 모임
  4. 코로나 백신 부작용



1. 이직 준비의 장기화

지금의 회사로 이직하기까지 무려 6개월이라는 긴 공백이 있었다.
작년 12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3개월 안에 이직하는 것이 목표였다. 3개월이면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2달 동안은 여유롭게 이직준비를 했다.
아침이면 사람들이 출근하고 텅빈 거리에 나가 산책도 하고 카페에가서 책도 읽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에 잠깐 취했던 것 같다.
그동안 부족했던 CS, 네트워크, 알고리즘 등을 공부하다보니 2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남은 1개월동안 채용공고를 확인하고 이력서만 넣으면 잘 풀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력서라는게 생각처럼 잘 써지질 않았다.
어느덧 목표로 했던 3개월이 되었지만 회사에 지원조차 하지 못한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나에게 남은건 형편없는 이력서가 전부였다. 너무 준비된것이 없었다.
이력서와 면접준비에 안일했기 때문에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그래서 이력서와 면접준비 과정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바로잡기로 했다.
'이력서 잘쓰는 방법'같은 키워드로 구글, 유튜브로 검색을 하다 '면접왕 이형'이라는 채널을 알게되었다.
채널의 영상들을 보면서 글을 구성하는 방법, 내 경험과 특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방법 등을 공부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면접왕 이형'님이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하는 면접준비를 하면 이력서는 자연스럽게 완성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는 서류를 통과하면 면접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력서와 면접을 아예 분리해서 생각하다보니 준비할게 더 많다고 느꼈다.
하지만 결국 면접과 이력서는 하나의 주제를 관통한다는것을 깨달았다. '나를 뽑아야하는 이유' 에 대해서 설명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면접에서 얘기하고싶은 나의 강점을 선정한다. 그것이 강점인 이유와 근거가 될만한 경험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한다. 내용은 수치화 해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느낌을 받게 해야한다.
이러한 핵심 주제에만 집중하다보니 글이 더 분명해지고 잘 써졌다. 면접에서 내가 하고싶은 얘기들로 이력서를 채웠기 때문에 면접에서도 같은 맥락의 질문을 받았다.
덕분에 면접에 자신감도 생기고 훨씬 수월해졌다. 이분이 아니었으면 나는 영원히 자소서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3개월을 더 버티며 노력한 결과 한 군데 회사에 합격할 수 있었다.
처우나 분위기가 상당히 맘에 드는 회사여서 선택했는데 6개월이 된 지금도 우리회사가 참 마음에 든다.
이직 준비를 6개월이나 하면서 정신적으로 힘든것도 많았지만 얻은 깨달음이나 교훈 또한 많았다.
그 중에서도 앞으로 꼭 지키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직 준비는 미리미리, 이력서는 6개월에 한번씩 업데이트 할 것.



2. 새로운 회사로 이직

이직한 회사는 전 회사와 비교해 많은부분에서 좋았다. 성공적인 이직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
다니기 시작한지 불과 6개월이지만 가장 맘에드는 부분을 3가지정도 얘기해보고 싶다.
먼저 회사의 위치다. 회사는 선릉에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 예전에 비해 출퇴근하기에도 편하고 퇴근 후 약속을 잡기도 수월해졌다.
예전 회사에서는 퇴근 후 강변에 도착하는게 빨라야 7시였다. 약속을 잡는데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든 이동하기 편하다.
그리고 은행, 병원, 관공서 업무를 볼 수 있다는점이 가장 맘에들었다.
다음으로는 회사의 분위기다.
지금 회사는 스타트업의 자유로움이 있다.
코로나때문에 어디 돌아다니기 껄끄러운 요즘같은 때. 재택근무 체제로 주 1회만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OO님'이라는 수평적인 호칭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지금은 마음에 든다. 덕분에 회의때도 더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것 같다.
이 밖에도 연차 사용이라던가 교육비 지원 등 금전적인 지원도 많이 해주는것이 좋다. 나는 교육비, 도서비 지원이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자주 사용하고있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기술을 경험할 기회가 있다는 부분이다.
나는 그동안 Java기반의 Spring Framework에서 개발을 해왔다. ORM은 이론으로만 배웠지 실무에서 사용해본적이 없었다.
지금 회사는 Ruby 기반의 Ruby on Rails로 개발을 한다.
이 외에도 Elastic Search, AWS, APM 등등... 물론 다 직접 건드려볼 수 는 없겠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여러가지 기술을 사용해볼 수 있는게 맘에든다.
처음에는 커리어적인 측면에서도 하나의 기술을 오랫동안 사용하는것이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임백준님의 '폴리글랏 프로그래밍'이란 책을 읽고 생각을 조금 바꾸게 되었다.
하나의 언어만 고집하며 우물안 개구리의 시야를 갖기 보다는 여러 언어들을 둘러보며 다양한 해결방법을 경험해 보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게 쉽지는 않았다. 생소한 문법과 새로운 프레임워크의 컨벤션들이 어렵게 느껴질때도 많았다.
그래도 새로운 언어와 패러다임에 도전해서 내가 잘 적응하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지금은 노력도 많이한 덕분에 어느정도 적응해서 코드도 눈에 들어오고 Rails를 알아가는 중이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나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것 같아 뿌듯하다.


물론 힘든 일도 많다.
입사 후 놀랐던 점은 현재 팀은 기존 직원들의 대거 이탈로 인해 새로 구성된 인력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대거 이탈한 사람들 중에는 나를 면접봤던 면접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제 막 들어온 나에게 기존 업무 히스토리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막막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실제 업무를 할 때에 결국 우려했던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물어볼 수 없으니 코드를 다 분석해야하고 공수는 2~3배가 더 들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어쩌다 한두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업무들이 이런식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나 뿐만 아니라 팀원들 모두가 다같이 고생하는 중이다.
하지만 다들 비효율적인 부분들을 효율적으로 개선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힘든 일이지만 문제를 멋지게 해결한다면 내 이력서의 문제해결경험에 한 줄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힘들지만 열심히 재밌게 일하고있다!



3. 글쓰기 모임

회사에 취업하고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인프런에서 스터디를 모집하고 진행하면 포인트를 준다고해서 이벤트 참가에만 의의를 두고 시작했다.
내가 고른 스터디는 글쓰기 모임이었다. 올해 목표는 블로그에 글을 많이 쓰는것이었는데 전혀 지키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어느정도 글을 써야하는 강제성을 부여하면 조금이라도 쓰게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어 지원했다.
스터디 자체도 많이 해본적이 없었을 뿐더러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스터디 처음이었던지라 조금 어색했다.
스터디의 룰은 간단했다. 매주 1편의 기술적인 내용을 담은 글을 작성하는것이었다.
글을 작성하는건 예상했던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했다.
글의 주제 선정, 구성, 예상 독자 등등 고려할 것이 많았다.
이런 부분을 정하지 않고 글을 써서 쓰레기같은 글을 쓴적도 더러 있었기 때문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려고한 부분이다.
아무튼 글쓰는건 어려웠지만 몇번 모임을 갖다보니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다.
어느덧 2개월이라는 스터디의 여정이 끝나가고 있었다.
스터디는 이벤트를 위해 참가한 사람이 많아서 약속된 이벤트기간이 끝나고 해산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열정이 있는 사람 몇몇이 계속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나도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어서 한다고 얘기했고 아직도 하는중이다.
그렇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기수는 어느덧 5기가 되었다.
매번 글쓸때면 힘에 부치는 느낌을 받지만 아직까지는 감당할만 한 것 같다.
언제까지 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글을 꾸준히 써보기위해 뭐라도 할 생각이다.



4. 코로나 백신 부작용

확률이 희박하다길래 별 걱정 안했건만 설마 그게 내가 될 줄은 몰랐다.
화이자 1차때는 이상이 없었지만, 2차를 접종하고 3일 뒤부터 잇몸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
양치를 하다가도 피가 나고 자고 일어나면 입 안에 피가 가득있었다. 잠을 아무리 자도 피로가 가시질 않았다.
너무 걱정된 나머지 2주가 지나서야 치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잇몸이 부어서 그런거라고 하셨다. 치석제거와 플러그 제거를 해보자고 하셨다.
그러고도 1주일이 지났지만 출혈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치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나서야 상태가 나아졌다.
1달이 되어서야 나는 잇몸출혈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회고를 마치며..

올해는 이직 준비를 6개월이나 하는바람에 회고에 적을만한 다양한 경험을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삶의 부분에서는 중간중간 혼자 여행을 다녀오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등 소소한 행복이나 추억거리들도 있었다.
지금 회사에서 진행중인 재밌는 일들이 많은데 내년 회고에는 재밌는 사건들을 많이 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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